2011년 8월 23일 화요일

온라인 패션 쇼핑몰 “나의 고객은 누구인가?”

온라인 패션 쇼핑몰 “나의 고객은 누구인가?”
한달 후면 33세가 되는 나는 여태껏 운전면허가 없다. 당연히 나는 차를 사 본 적이 없다. 그러나 면허조차
없는 나도 사고 싶은 차량의 브랜드가 생겼다. 요즘엔 그 차가 갖고 싶어 주변사람들의 수많은 눈총에도
불구하고 19세 이후 그 많은 시간적 여유에도 따지 않았던 운전면허 시험을 심각하게 고려 중 이다.  
택시를 자가용처럼 생각하며 늘 상 이용하는 내가, 운전을 전혀 못하는 나조차 갖고 싶게 만든 이유는
그 차의 브랜드가 주는 상징성과 고급 외제차라는 주변의 이목이 만들어 주는 가치 때문이다.
분명 이 차량 은 나를 혹’ 하게 만드는 마케팅 적인 그 무엇이, 그리고 좀더 세분화 하여 30대의 직장생활을 하는
아는 차량 브랜드가 몇 개 안 되는 이 게으른 여성을 본인 스스로 노력을 해 가면서 까지 구매로 이어지게
하려는 그 브랜드의 전략에 그리고 그에 맞는 타겟팅에 나는 걸려들어 있는 것이다.
가끔 나는 내가 내 고객을 정말 잘 알고 있는 것일까? 하는 내 스스로를 의심하기도 한다. 어쩌면 샐러리맨들이
허겁지겁 전날 과음하여 해장국 생각이 간절하게 나는 출근시간에 느끼하고도 달짝지근한 토스트 냄새로
전날 과음한 기억을 잠시 망각 하고 알코올에 혹사당하여 쓰린 위에 기름 질퍽한 토스트를 집어넣게끔 만드는
출근길 길목의 토스트 트럭 아줌마보다도 타겟 고객과 적정 판매 시점을 파악하지 못 하는 것은 아닐까라고 말이다.
내가 MD라는 직업을 선택하고 처음 근무를 시작 한 2000년 초반의 LG홈쇼핑(현 GS홈쇼핑)의 방송상품
타겟 고객은 전업 주부였다. 그래서 나는 그들에게 쉽고 자주 빨아 쓸 수 있는 저가의 차렵 이불 등을 지금의
G마켓 오늘의 특가 반팔 티셔츠 만큼 만장 단위로 팔 수 있었다. 이 저가 차렵 이불에도 전략이 있었으니
아침에 남편 출근을 시키고 아이들을 학교 보낸 주부들이 비로소 느긋하게 커피 한 잔을 마실 여유의 시간을
파악하여 편성에 넣는 것이다.
사실 이불이 모 그리 많이 필요 하겠는가? 그러나 바쁜 아침 시간을 보낸 주부들에게 두 개 묶어 세트에
5만 원짜리 화사한 꽃무늬 이불은 그들에겐 간편하고도 편하게 집안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무이자 카드 할부를 사용하여 현명하고 알뜰하게 소비했다라는 구매 만족감 마저 부여하는 것이다.
그저 흔하고 저렴한 이불일 뿐인데 구매자의 입장에선 다양한 용도와 저마다 다른 구매의 만족감 또는
실망감을 주는 것이다.
이 이불 상품은 부피가 커서 다시 포장해 박스에 넣는 것 조차도 일 이기에 가격이 저렴하면 왠 만 해선
좀처럼 반품도 하지 않는 품목이었다. 그래서 당시의 침구관련 상품은 그 어느 패션 아이템보다 매출과
이익률이 좋은 효자 품목이었다. 당시의 홈쇼핑에서의 효자 상품들은 이불 등의 침구류 상품들이나
스팀 청소기, 청국장 제조기 등 주요 타겟 고객인 전업 주부들을 위한 생활 관련 상품에서 많이 나왔다.
4년 반의 방송MD 생활을 뒤로하고 신세계 백화점을 기반으로 한 신세계 몰에 보석, 시계 바이어로
이직을 하게 되었다. 이직 후 얼마 되지 않아 여러 가지 사유로 5년 만에 접었던 카테고리인 명품관을
런칭 하게 되었다. 2007년에 런칭 된 신세계 명품관은 단 기간 내에 종합 몰 에서 동 업계2위의 매출 성과를 보였다.
아주 조금은 내가 열심 히 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 고가의 카테고리는 신세계 라는 회사가 주는
신뢰감과 고급스러움, 백화점을 기반으로 했다는 점 때문 일 것이다. 고객들이 신세계에 대해 떠올리는 기대와
이미지가 단기간에 명품 카테고리를 자리잡게 한 것이다. 입점 되어있는 협력사 분들과 간혹 우스개 소리로
신세계 고객님은 미혼이 더 많은 거 같다, 혹은 결혼을 했어도 일하는 주부일 가능성이 높다. 라고 말하곤 한다.
판매실적 들을 보면 재직하던 올해 중순까진 신세계몰은 매출 비중이 홈쇼핑을 기반으로 한 쇼핑몰과는
다르게 생활 관련 제품보다 명품, 백화점 명품화장품 등이 더 비중이 크다. 이런 신세계 몰 에서 최근에 전업주부
고객을 설레게 하는 직화 오븐구이 같은 홈쇼핑 상품을 집중해서 주력으로 밀었다면 과연 판매가 잘 되었을까?
올해 가을에 유럽 구매대행과, 스킨존&홈키즈를 총괄하는 선임MD로 KT에서 운영하는 ‘엔조이 뉴욕 파트장’으로
부임하게 되었다. 와서 보니 여기는 또 다른 고객층으로 인해 적응을 더디게 하였다. 나름 항상 젊은 감각을
놓치지 않으려 매달 수 십권 의 패션잡지를 보고 요즘 유행한다는 핫 플레이스에 가보는 노력과 온스타일의
온갖 드라마를 업무적으로 독파하려는 노력으론 따라 잡을 수 없을 만큼 내 고객은 어리고 젊고 트렌디 한
분들인 것이다. 기존 내 고객의 조카나 막내 동생 뻘인 그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상품을 소싱 하고
기획해야 한다. 내 고객의 스마트함이 내 회사인 njoyny과 비슷한 업태인 WIZWID등을 위협하고 있다.
이제 갓20대가 되었거나 혹은 30대 초반의 확고한 패션 스타일링에 대한 주관이 있는 그들은 우리 MD라는
직업으로 패션 상품을 기획하거나 바잉 할 때 이용하는 ASOS나 net-a-porter 등지에서 직접 해석을 해가며
구매를 하기에 이르렀다.
그래서 우리 njoyny 상품팀은 해외 출장을 더 강화하고 새롭게 런칭 하거나 상품을 바잉 하는 나라 또한
기존의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확대하여 다양한 국가의 로컬 브랜드와 상품으로 확대 할 계획을 갖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우리가 늘상 이용하는 인텃넷은 삶의 질과 인종에 상관없이 취향에 대한 평등함을 부여했다.
물론 구매의 평등함을 부여 하지는 않았지만, 10만원대 후반에서 100만원대를 호가하는 truereligionbrandjeans 은
더 이상 할리우드 스타 혹은 지구 반대편에서 인앤아웃 버거를 남자친구와 먹고 있을 늘씬한 금발 처자만의 것이 아니다.
누구나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누구나를 더욱 좁히면 누구나 중 이 브랜드를 좋아할, 그래서 이 브랜드의
디스카운트된 가격이거나 혹은 최신상품을 얼마나 많이 얼마나 빨리, 얼마나 편하게 보여주고 구매 해 줄 수
있게 만드냐가 관건이 된 것이다. 엔조이 뉴욕에서도 미친듯이 팔려나가는 truereligionbrandjeans이
홈쇼핑을 기반하는 곳에선 판매율이 떨어지는 것은 물량 수급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그 바지를 예쁘게 입기엔
해당 사이트 주 고객인 주부가 늘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자녀가 남긴 음식을 먹지 않고 과감히 버리는
엄마여야 할 것이다. 현명하고 알뜰하기로 소문난 우리나라 주부들 중에 타고난 몸매의 축복받은 자를 제외하고
살림과 육아를 병행하는 그들이 입기엔 트루의 26size는 즐겨 검색하는 또는 구매하는 품목은 아닌 것이다.
매번 홈쇼핑 방송 마다 판매 히트를 치는 화장품 관련을 보면 주부이기 이전에 이쁜 아가씨였던 그들에게
미백관련 화이트닝 상품이나 주름개선 상품은 언제고 눈길이 가게 하는 상품이고 살림에 육아에 바빠
관리 할 틈 없이 궂어져 버린 굳은살 가득한 발바닥을 금세 매끈하게 만들어 준 화장품은 올해 홈쇼핑
이미용 상품의 핵심 상품 중 하나였다. 반면에 우리 사이트에선 보다 더 늘씬한 각선미를 뽐낼 수 있는
다이어트 스타킹이 히트를 치며 많은 물량이 팔려 나갔다.
비슷해 보이는 각 쇼핑몰들이 성공을 하기 위한 우선적으로 검토 되어야 할 요소가 바로
도대체 내 고객은 누구인가? 누구를 향해 팔아야 하는 가? 인 것이다. 분명, 오픈만 하면 평소 감각있다 소리 듣는 내가,
지인을 통하거나 잘 아는 루트를 통해 좋은 가격에 물건을 들여와 팔기만 하면 잘 될 것만 같은데,
왜 그것이 아닌가? 각종 사이트에 링크하여 올리면 많은 사람들이 와줄 것만 같은 데 왜 아닌가?
내 고객인 누구인지를 알기 위해선 내 쇼핑몰의 아이덴티티부터 확고하게 잡고 시작해야 한다.
컨셉을 떠나 쇼핑몰에도 자아를 부여 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다음달이면 1월이라 내년도 사업계획을 세우는 일이
한창이다. 나는 새롭게 재미있고 젊은 사이트에 새로운 카테고리 런칭을 앞두고 있다. 바로 여행이다.
종합몰에 의례 하나씩 있는 여행 사이트 링크를 엔조이뉴욕에서도 진행 할 예정이다. 유럽패션을 담당하며
뜬금없이 바라보는 시각도 있지만, 다음주면 계약서가 완비되고 본격적인 런칭은 내년 구정으로 잡고 있다.
내가 런칭 하는 여행은 2030멋진 여성들의 혼자떠나는 여행 이라는 컨셉이다. 가칭으로 ‘아이럽 뉴욕’
사이트 이름에 맞게 뉴욕부터 기획 할 예정이다. 기존의 여행이 연인 혹은 가족위주로 짜였다면 우리 몰에서
멋진 트루진을 구매하여 입고 패션의 도시린 뉴욕을 쇼핑위주로 일정과 장소를 기획 해 줄 생각이다.
분명, 나는 유럽 명품과 패션을 담당하는 MD이다. 저 여행상품은 여행으로 인해 매출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보다 더 우리 고객에게 우리몰의 확고한 컨셉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아울러 신규 카테고리에 대한 매출도 기대함이다.
나의 소중한 엔조이뉴욕 고객은 분명 혼자서 뉴욕 거리를 씩씩하게 거닐고, 혹은 정말 친한 여자 친구들과 함께
떠나 섹스앤드시티의 사만다처럼 매그놀리아의 컵케이크를 사먹으며 수다를 떨어 줄 것 같다. 가끔 퇴근 후에
내 평생 짝궁과 쇼핑몰에 관련 된 애기를 하곤 한다. 주로 잘 나가는 상품이 이렇고 이런걸 하면 괜찮을 것 같고,
어쩌고 주절주절 하면 내 애기를 듣던 내 짝궁은 ‘너희 고객은 다 뚱뚱하고 얼굴에 트러블이 많은 건가?
쓸데없는 핸드폰 줄을 명품브랜드로 꼭 구매하고 남자친구 떠나가라고 발리 운동화를 사주고 말이다.’
그런 그에게 나는 이렇게 애기해 준다.
날씬한데 더 날씬해지려 하고, 백옥 같은 피부신데 작은 트러블 하나도 못 참으며 어찌나 똑똑한지
핸드폰 줄 하나도 가치 있는 브랜드를 구매하고 남자친구가 촌스럽게 주말 데이트 나와 면바지에
검정 양복 구두를 신는걸 못 참아 주는 멋진 여성이라고 말이다.
여러분의 고객은 누구인가?
매일같이 정갈하게 정장을 입고 출근하는 비서인지, 매일같이 유니폼을 입고 고객을 맞아야 해서
패션에 힘줄 곳은 구두밖에 안 되는 은행원인지, 주말만큼은 대학생 때처럼 편하고 캐주얼하게 입고
데이트를 즐기고 싶은 여성분은 아닌지. 그런 그들에게 무엇을 팔아야 하고 아울러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단순히 스타 파파라치 컷으로 승부를 내기엔 그 정도의 예쁜 쇼핑몰은 많코도 많다. 내가 정한 내 가게의 컨셉에
들어와 줄 고객을 위해 그들이 가려워하고 아쉬워하는 부분을 긁어 주는 가개를 즐겨찾게 하는 것이 관건일 것이다.
때로는 스스로 생각한 컨셉이 많은 이들에겐 전혀 필요로 하지 않는 물건이 될 때도 있다. 그 또한 격어보지 않음 모를
일이다. 하물며 현대자동차와 같이 대기업도 격은 일이다. 우리나라보다 더 주차 공간이 좁고 중형차 보단 소형차나
패밀리 카를 선호하는 일본에 처음부터 중형차를 전면에 내세운 현대자동차자 단기간에 철 수 할 수 밖에 없었던 건
비단 차량 선정의 문제가 아니라 과연 그 차의 고객이 되어줄 일본 국민에 대해, 고객에 대해 얼마나 분석하고 준비
했던가? 라는 것이다. 경제강국의 일본에서 중형차를 사는 고객은 보다 더 고급 차종을 원하지 않을까?
우리나라보다 경제 강국인 싱가폴에서 호랑이 연고는 들여오면 원체 유명한 명성에 물파스를 위협해가며
잘 팔리지만, 자동차가 들어온다면 과연 잘 팔릴까? 자동차라는 품목이 주는 가치는 주변의 이목 또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나라에서 말이다. 일본 또한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아쉽고도 자명한 사실은
우리나라가 일본보다는 부자이지 않기 때문에 말이다.
내 고객이 누구인지. 내 쇼핑몰에서 두번,세번 이상 구매한 충성 고객은 다음엔 또 무엇을 구매 할 것인지,
구매 후 재방문 하지 않은 고객이 구매한 물건은 무엇인지..등등 우리는 너무도 고객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 할 부분이 많다. 또한 이 부분을 얼마나 더 정확히 고려하고 고민 했느냐가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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